벌써 2024년의 절반하고도 두 달이 지났다. 원래 7월에 작성할 상반기 회고였지만 개인적인 일들로 너무 힘들어서 이제야 작성한다.
나의 상반기를 되돌아보자면 고민과 걱정 속에서 이도저도 하지 못하는 불안한 상태였다. 주로 진로에 관한 고민이 컸다.
지금 하고 있는 일도 너무 좋지만, 4년간 배웠던 데이터와 인공지능도 놓지 못하는 상태에서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했다.
진짜 전공을 살려서 취업하고 일을 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고 하지만 전공을 살리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그래서 잠시나마 대학원을 고민했었고 현재 데이터쪽에서 근무하는 영훈님과 성아에게(본명 거론) 이런저런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렇다고 현재 하고 있는 QA 일이 싫거나 안맞는건 아니다. 검수하는 일도 재밌고 일단 회사 사람들이 너무 좋아서 일하는 환경도 마음에 든다. 잘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부둥부둥해주는 팀원들과 다른 직무 사람들과 하는 협업도 즐겁다. 그렇지만 QA로서 앞으로의 미래가 잘 상상이 안간다. 현재 하고 있는 간단한 테스팅보다 자동화와 같은 엔지니어링 쪽으로 더 포커스를 맞췄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기술팀에 속해있는 QA 엔지니어로 커가고 싶은 마음이 들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기능 검수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자동화의 우선순위가 낮은 편이다. 상반기에는 엔지니어로 커가기 위해서 알고리즘 공부와 사이드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하지만 가끔 길을 잃고..현타가 오기도 했지만 코딩하는건 무척 즐거웠다.
작년 연말에 적었던 회고에서 2024년 계획을 세웠었는데 상반기에 얼마나 지켰는지 되돌아 보면 좋을 것 같다!
1. 회사에서 1인분 몫 해내기
음 올해 7월을 기점으로 입사한지 1년이 되었다. 1년이 된 지금도 잘 모르겠지만, 리더와 1대1 미팅에서 일을 잘하고 있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걱정을 굉장히 많이 했는데 리더 분이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되게 안정감이 들었다. 스스로가 해주는 인정이 더 의미있고 내 자존감에 도움이 되겠지만 나는 아직까지 남의 인정이 조금 더 중요한 사람 같다. 어쨌든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앞으로 내가 일을 함에 있어서 방향성을 잡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또한,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나 때문에 불편을 느끼면 안되는 것도 사실이니까.
2. 사람들에게 열린 마음으로 다가가보기
음 한동안 스몰토킹을 시도해보려고 노력을 많이했다. 탕비실에서 만나는 직원 분들과 그저 인사만 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뭐라도 말도 걸어보고 대화를 이어가려고 노력했다. 다들 밝게 받아주셔서 감사했다. 지금은 안하지만 상반기에는 카공 스터디에도 참여했다. 매번 모르는 사람들과 만나서 공부를 하고 이야기를 나눴는데 다른 직무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어서 신기한 경험이었다. 하지만 매번 모이는 사람들이 달라서 스터디 나갈 때마다 자기소개를 해야한다는 단점이 있었음.
그리고 전에 같이 인턴으로 일했던 선희님도 만났다. 매번 만나자는 말만 하고 보지는 못했는데 드디어 시간이 맞아서 볼 수 있었다. 선희님을 오랜만에 만나서 어색할 줄 알았는데 거의 5시간을 쉬지 않고 말한 것 같다. 1년 중 가장 말을 많이 한 하루였다. 너무 즐거웠고 다음에 또! 뵙고 싶다.
3. 건강 챙기기
4월인가 건강검진을 받았다. 위 내시경도 처음 받아봤다. 수면으로 진행했는데 숫자 세기도 전에 기절해서 내시경을 받았다. 대학교 때부터 각종 위 질병을 달고 살았던 터라 위가 좋지 않음을 대충 알고 있었는데 위벽 대부분이 빨갛게 일어나서 조금 위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4. 혼자서 국내 여행 가보기
이건 아직 지키지 못했다. 날씨가 선선해지면 강릉이나 고성을 가볼 계획이다.
5. 새로운 취미 만들기
요즘 요가와 작곡을 하고 있다. 요가는 사택으로 이사한 후 검도도 못하고 뭘할까 고민하다가 가까운 곳에 있는 요가원을 등록했다. 요가라고 하면 되게 정적이고 수련의 느낌이 강했는데 엄청 엄청 힘들다. 한 번 운동할 때마다 땀이 미친듯이 나는데 하고 나면 뿌듯함이 있다. 계속 하다보니 좋아하는 선생님도 생기고 좋아하는 수업도 생겼다. 나는 아쉬탕가랑 빈야사를 좋아하는데 하타는... 내 취향이 아니었다. 그치만 좋아하는 선생님이 하타 수업도 하셔서 종종 들어볼 생각이다.
한 4월쯤 작곡 원데이 클래스를 수강했었다. 작곡은 내 어릴적부터 꿈이기도 했고 항상 멋있다고 동경하던 활동(?) 이었다. 로직 프로를 사용해서 수업을 진행했는데 너무 흥미로웠다. 음악에 관심이 많아서 이것저것 궁금한 것도 여쭤봤고 선생님도 친절하셨다. 그래서 8월부터 정규레슨을 듣고 있는데 코드도 배우고 드럼도 따보고 아직까지 기본적인 것만 하지만 너무 재밌다. ! 목표라고 한다면 사운드클라우드에 내 음악을 올려보는건데 과연.. ㅋㅋㅋㅋ 열심히 배워야지
이렇게 간단하게 상반기 회고를 해봤다. 벌써 8월이지만 럭키비키적 사고에 따르면 아직 8월이잖아~ 네 달이나 더 남았다.
네 달 동안 더 이루고 싶은건 일단 현재 하고 있는 QA 업무에 집중하는 것이다. 다른 길을 더 알아보면 좋지만 오히려 내가 흔들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단 현재 일에 집중하면서 실력을 쌓아가고 싶다. 또한 운동과 작곡도 계속 이어가고 싶고 요즘 자동화 스터디도 새로 시작했는데 QA 직무에서 일하는, 정말 연차가 10년이 넘어가는 분들과 이야기할 수 있어서 너무 좋다. 언제 또 이런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지 .. 마음에 든다. 남은 기간동안에는 QA로서 더 성장하는 한 해가 되고 싶다.